[Cover Story] 국내 마운드로 복귀한 김광현

사진 | 홍남현 기자
사진 | 홍남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못다 이룬 아쉬움이 컸을까. 그가 922일 만에 국내 복귀한 날,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춤을 췄고, 시속 150㎞의 강속구는 배트를 허공으로 갈랐다. 오랜만에 관중들도 2만 석을 가득 채웠다. 

2022 신한은행 쏠(SOL) 프로야구 SSG-KIA전이 열린 4월 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 SSG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우뚝 선 김광현(34)은 모자를 벗어들고 관중석을 향해 복귀 인사를 했다. 무려 922일 만 의 국내 복귀전이었다.

메이저리그(MLB)의 아쉬움을 떨쳐버리듯 최고 시속 151㎞의 강속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고루 섞어 던진 김광현은 6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뽑으며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틀어막았다. 9-0으로 앞선 7회 초 박민호와 교체됐지만, 팀이 9-5로 이겨 시즌 첫 승이자 개인 통산 137승(77패)째를 수확했다.

지난해까지 미국 MLB에서 뛰다 3년 만에 복 귀한 김광현이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한 것은 2019년 9월 30일 한화 이글스 경기 이후 922일 만이었다. 김광현은 5회 초까지 단 한 명의 주자를 내보내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3년 전보다 더욱 날카로워졌고, KIA 타자들은 손을 쓰지 못했다.

사진 | 홍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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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의 귀환’을 보기 위해 SSG 랜더스필드에는 올 시즌 최다 관중을 기록할 정도로 만원 관중이 운집했다. 허구연 KBO 총재도 인천 SSG 랜더스필드를 찾아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함께 경기를 관전하기도 했다.

김광현은 SSG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왼손 투수다. 2007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한 뒤, 2019년까지 통산 198경기에 출전해 1673.2이닝, 136승 77패 2홀드, 평균 자책점 3.27을 기록했으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4회를 견인했다.

2020시즌과 2021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유니폼을 입고 미국 MLB 도전에 나섰던 김광현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MLB 노사협상 결렬로 개막이 불투명 해지자 친정팀 SSG로 돌아왔다. 메이저리그 2년 동안 35경기 145.2이닝, 10승 7패, 평균자책점 2.97으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기에,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흥행이 절실했던 SSG는 김광현과 4년 총액 151억 원(연봉 131억 원, 옵션 20억 원)에 역대 최고 금액으로 국내 복귀를 성사시켰다.

종전 KBO리그 다년계약 기준 최고액은 150억 원이었다. 2017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한 이대호가 받은 금액이 150억 원(추정)이었다. 또 올 시즌을 앞두고 나성범이 KIA 타이거즈로 가면서 합의한 금액도 150억 원(6년)이다. 김광현은 이보다 1억 원이 더 많은 금액에 사인했다.

사진 | 홍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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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관중 감소로 위기에 빠진 KBO리그를 되살릴 최대 흥행카드로 관심을 모았다. KBO리그는 지난해 도쿄올림픽 노메달 수모, 코로나19로 인한 관중 제한까지 겹치며 인기 하락의 위기를 맞았다. 올 시즌 개막부터 100% 관중을 수용하기로 한 KBO리그는 김광현의 복귀에 맞춰 야구 열기를 되살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김광현은 “팬들이 많이 와서 좋았다. 내가 없을 때 관중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오랜만에 만원 관 중에 가깝게 입장했다고 하니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SSG랜더스필드에는 2만 1,005명이 찾았다. 이 구장이 2만 관중을 넘긴 것은 2019년 9월 14일 두산전 이후 938일 만이었다.  

사진 | 홍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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